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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회 리뷰

뮤지컬 미션(The Mission) 리뷰. 이런것도 공연이더냐.


  필자는 음악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문화예술 블로거도 아니므로 제대로 된 감상기를 남길 수 는 없으나, 나름대로 평가를 해보자 한다.

  2월 2일 7시 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미션(The Mission)을 관람하였다. 이 공연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공연 중 (관객에 대한 배려가 없는) 가장 실망스런 공연이었다. 아주 직설적으로 말하면 "티켓값이 아까울 정도의 공연"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최측의 준비가 너무 부실하였으며 관객에 대한 기본적인 성의를 모르는 듯 하다. 한국 관객을 무시한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공연에 대해 실망한 부분을 몇가지 적자면 이러하다.

1. 주최측의 준비부실
  주최측의 준비 부실은 3,4번도 공통되는 부분이다.

  본래 입장시간은 7시부터였으나, 주최측에서는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며 7시 15분부터 입장을 하게 하였다. 7시 30분이 본래 공연시작시간이었고, 당연히 거의 모든 관객석은 사람으로 꽉 들어찼다. 그러나 갑자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주최측의 사정으로 공연을 10분 지연한다는 것이었다. 내 주변에 있는 관객들도 약간 불만스러워 하며 기다렸다. 7시 40분이 되자 또 한번의 방송이 흘러나왔다. 주최측의 사정으로 또 공연이 지연되니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결국 7시 50분이 되자 한 관객이 큰 소리로 직원에게 불평을 토로하였다. 이때 직원은 그 관객을 조용히 하시라며 제지만 하였다. 그러자 그 관객의 불평을 보던 2층의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였다. 그렇게 2분 동안 그 관객이 불평을 토로하였고 약 3차례의 박수소리가 울려버진 뒤에 드디어 공연장이 어두워지며 음악이 흘러나왔다. 즉 공연은 본래보다 약 23분 늦게 시작한 것이며, 관객은 그 시간동안 무료하기 기다려야만 했다.

  이는 정말 주최측의 준비가 부실한 것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이며, 관객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얼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2. 배우의 부실한 실력
  다른 배우들도 그러하지만, 특히 카를로타 역을 맡은 배우의 노래를 듣자마자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저명하지 않은) 뮤지컬 배우들도 노래를 그렇게 부르지는 않을것이다. 음정도 불안하고 차마 들어주기 민망하였다. 만약 배우가 목감기에 걸려서 그러한 목소리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주최측에서는 그에 버금가는 사람을 캐스트해서 내보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 부실한 자막

  자막의 상태가 너무 부실하였다. 즉 가끔가다가 번역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별론으로 하도래도 노래 또는 대사와 자막이 전혀 일치하지 않은 문제때문에 이러한 부실한 자막은 내내 공연 관람을 방해하였다.

  물론 첫 공연이라 자막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여러번 하지 못한 문제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한다면 그것은 주최측의 준비가 부실했다는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이전에 한 공연에서 자막 작업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일치시키기가 어려운것은 아니었다. 주최측에서 광고한것처럼 그만큼의 화려한 캐스트와 투자비용이 든 공연에서 자막 하나 신경 못쓰는것만큼 실망스러운것은 없다. 물론 앞으로 몇번 공연을 거치면서 자막 문제는 해결이 될것이다. ( 악보 등과 대조하면서 자막 작업을 해야하는데 혹시 그런것도 보지못하는 사람에게 자막 작업을 넘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4. 프로그램 준비 부실
  티켓 오피스 옆에서는 프로그램 자료를 판매한다. 앞으로 약 한달간 진행되는 공연에서 아직도 프로그램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등기로 보내준다고 할정도로 이에 대한 준비도 부실하였다. 관객이 공연보기전에 궁금해서 구입한다는 것인데 그것을 공연을 보고 나서 며칠뒤에 받아서 보라?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죠. 그죠?"

5. 노래와 음악.
  이것은 필자가 그쪽을 잘 모르는 관계로 뭐라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합창부분을 소위 립싱크로 대체한다던가 음악을 mr로 대체하는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안들었다. 처음에 가격보고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는 줄 알았다.

6. 기타
  메인 스피커 볼륨이 너무 컸다고 본다. 지금까지 여러 공연을 봐왔는데 그렇게 스피커 볼륨도 제대로 조절 못하는 공연은 처음보았다. 솔직히 너무 시끄러워서 대사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귀를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curtain call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나와 주연들만 딱 한번 인사하고 단체로 인사하고 커튼이 내려갔다. 끝이었다. 내 뒷자리에 있던 관객은 "어..? 끝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커튼 콜 하기도 귀찮은가보다. 차라리 무명의 배우들이 첫 공연에서 커튼콜을 하는것이 더 감동적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공연이 끝났다. "나 피곤하니까 빨리빨리 가세요."이런 의미인가?


결론
  어느것이나 원작에 미치는 것은 없지만, 이 공연은 정말 실망이었다. 시간이 오래 지난 영화의 감동이 그대로 이어지진 못했다. MR을 그대로 쓴것이 혹 영화 OST를 그대로 가져다쓴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런 공연을 보려고 20만원을 지출한것이 아깝다.

추가
  기획사에서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즉 문제가 있는 부분을 보완하여(카를로타 역 배우 교체, 합창단 투입)공연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전에 시간을 투자하며 보았지만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또 시간을 날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미 결함있는 상품을 팔았던자들이 보완을 해봐야 얼마나 했겠는가.